참 진짜 가관이다.
늘어난 물류양에 비해 노동력의 심각한 부족으로 당분간은 물류썰매에도 끼워탈 자리가 없다는 밀의 단호한 거절에 우리는 지금 거의 바지 가랑이를 잡고 매달리는 수준이었다.
천사장의 블랙카드도 이곳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블랙카드는 실제 카드처럼 금액이 승인되는것이 아니었다. 스캐너와 비슷해보이는 물건위에 카드를 올리면 카드와 스캐너의 결계진이 활성화가 되면서 해당지역에서 사용 가능한 어떤 물건을 그 가치만큼 토해내는 식이었는데 어떤때는 결계진을 그릴때 사용하는 돌, 때로는 부적, 음식, 돈도 있었는데 상황에 따라서 달랐다.
슬프게도 이곳 동화나라는 물류가 집중되는 곳이라 물질적인 것들은 정말이지 쓸모가 없었다.
"아 필요없다니까 그러네! 내 눈밑에 눈그늘 안보여? 노동력 말고는 아무것도 없으니까 나가!"
그 소리를 듣고 문밖으로 쫒겨났다. 우리는 다른 누구라도 나오면 다시 매달려 보겠다고 결심을 하고 문 밖에서 편의점 음식으로 끼니를 대신하고 있었는데 마침 밀이 밖으로 나올때 맥주를 마시고 있었고 지금 이 일이 벌어졌다.
어린애의 모습으로 맥주를 손에들고 요정가루로 만든 연초를 피우고 있는 밀의 모습은 21세기 한국인으로는 참으로 용납하기 힘든 가관인 모습이었다. 나는 맥주와 연초를 뺏고싶은 충동에 시달리는 손이 움찔거리는 것을 참기위해 인내심을 발휘해야 했다.
"나도 들어주고 싶지만 요새 정말로 자리가 없어. 얼마 전부터 도둑이 들어서 밤에 여러번 공격을 당해서 일할 사람이 부족해. 안 그래도 지금 시즌에는 과로로 쓰러지는 인원이 많아서 스케줄 조정이 전혀 불가능하거든."
"그럼 일한 인원이 있으면 가능하다는 이야기 아닌가요? 우리 셋 어떤 일이라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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