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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출판 책쓰기

눈떠보니 다른세상-18-1

"저는 시간 정착자가 아닙니다. 왜 그렇기 생각하셨는지는 모르겠으나..."

"아이구, 정말 죄송합니다. 저는 미각을 잃어간다는 소리에 최근에 이주한 세상에게 뭔가 능력을 얻은 정착자임줄 알았습니다. 제가 오해한것 같으니 기분이 나쁘셨다면 사과 드리겠습니다."

"...... 그게 무슨?"

이제보니 식당의 큰손 손님은 모르는 체을 하는것이 아니라 정말로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았다.

"어... 저... 제 할아버지도 시간 정착자 였는데 능력을 각성할때마다 이전 세상과 연관이 있는 능력중에 예민한 부분부터 사라졌습니다. 보통 미각은 추억과 연관이 있는경우가 대부분이니까요. 저에게는 송어구이가 그런 기억입니다.

제 어린시절에는 외모가 주변 요괴들과 달라서 좀 괴롭힘을 당했습니다. 왜 그런것 있잖습니까? 어릴수록 자기와 다른것이 불편하고 이상한거요. 제가 형제들과 다른 친구들을 피해 구석에 피해있을 때마다 할아버지는 저를 등에 태우고 멀리 강변 근처로 놀러가서 여러가지를 알려주셨는데 저녁이 되면 꼭 송어를 잔뜩 사냥해와서 구워주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송어구이를 할때마다 그 밤의 기억들이 떠오릅니다. 잘마른 장작사이로 살이 통통하게 오른 송어가 기름을 지글지글 떨어뜨리며 구어지고, 장작근처 넓은 돌판위에서는 야생 버섯들과 야채들이 맛있는 향을 내뿜는 그 밤의 행복한 추억들.

제 할아버지는 육식을 위주로하는 검독수리 요괴였는데 흰머리수리 요괴 차원으로 이주하고 난 뒤에 육식할때 피맛이 거슬린다고 입맛이 아예 바꼈달까요. 제 요리실력도 할아버지 한테 배운겁니다. 뭐 다른 형제들 중에 저만 검독수리로 태어나서 저도 다른 시간을 떠돌고 있는 신세이긴 하지만요. 뭐 적응되면 미각이 돌아올겁니다. 다만 음식맛이 다르게 느껴질 수는 있겠지만 말입니다. "

"적응이 된다는 것이 무슨뜻입니까? 음식맛이 달라진다는 것은 또 무슨 소리구요? 안 바쁘시면 같이 한잔하면서 자세한 설명 가능할까요?

주인의 이야기를 듣고 무언가 좋지 않은 예감에 뒷골이 서늘해 지는 기분이들어 여관 주인을 저녁식사 자리에 초대했다.

나는 이곳의 주민이 아니라 집으로 돌아가기 전까지는 아무 변화가 없는것이 맞는데 변화라니! 변화가 절대 좋은 방향이 아니라는 것은 이야기를 끝까지 듣지 않아도 짐작이 될 정도였다.

여관주인 존은 내가 시간 정착자가 아니라 여행자이며 이런 내용을 알려줄 가족이 없다는 소리를 듣고 어떤 오해를 했는지 모르겠으나 가능하면 자세하게 설명해주려고 노력했다.

난 그냥 시간여행 파편을 보유한 가족이 없는것이지만... 고아 바라보듯 안쓰럽게 바라보고 뭐라도 하나 더 알려주려는 여관주인을 보고 모르는체 했다.

존은 호탕한 성격으로 금방 우리와 잘 어울려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하하하하. 저도 시간여행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는 않아서 자세한 것은 잘 모릅니다. 할아버지한테 여쭤볼 수 있으면 좋겠지만 다른 시간대라서 가기가 쉽지도 않고요. 시간 여행자들에게는 얻는게 있으면 꼭 잃는것이 있는 인과관계가 정확히 적용되는것이 법칙이라 미각상실이 그것과 연관이 있는줄 알았습니다. 시간 여행자가 아니라면 상관없는 이야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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