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어여관은 깔끔해 보이는 외견처럼 내부 시설도 나쁘지 않았다. 잘못 찾으면 이곳의 여관수준이 영화에서만 보던 여인숙 수준보다 심각하다는 알고 싶지 않은 사실을 알게 된 이후로, 숙소의 상태가 21세기 한국의 저렴이 모텔수준만 되더라도 만족하던 상태였다. 이래서 역시 집을 나서서 고생을 해봐야지 철이 든다는 불변의 법칙을 다시 깨닫게 되었다.
송어여관은 그 깨끗함의 수준을 상 중 하로 따진다면 특급이었다.
이곳의 집들은 애니메이션 속에서 등장하는 그림같이 예뻤는데, 실제로 배정받은 방들도 그림같았다. 포근해보이는 이불과 따뜻한 색감을 내뿜는 노란 조명, 창문을 열면 그림속의 아름다운 거리가 한눈에 내다보였고, 크리스마스 볼 방식들과 형형색색으로 휘날리는 가랜드 들이 이 아름다운 마을의 축제 분위기를 한껏 고취시켰다.
잠시의 휴식을 취하며 마을이 정경이 건물과 도로들 사이로 잘보이는 송어여관 꼭대기 3층에서 평화로운 분위기에 취해있자니, 밤이 성큼다가와서 나무 가지들마다 감겨있던 앵두모양 전구들이 순서대로 반짝이며 밤의 아름다움을 내뿜기 시작했을때였다.
빠아앙~~~~~.
자동차 크락션 소리보다 10배는 시끄러운 소리가 이 조용하고 평화로운 풍경과는 전혀 상관없는 소음을 만들어 냈다.
"야 거기 똑바로 서! 너 어디가는 썰매야?"
"그쪽은 동부 산타마을 행 선물더미라고 했잖아! 오늘 분량은 마감됐다고 붙여져 있잖아. 글 똑바로 안읽어?"
"북부 산타마을 물류센터행 말고 북부행 직배송 선물은 10번 창고에 옮겨두라고."
밖에서 소음과 함께 어디서 나타났는지 알수없는 수십대의 썰매들이
멀리보이는 광장에 나타났고, 하늘에서도 새까맣게 보일정도의 설매들이 착륙과 이륙을 반복해서 하느라 엄청나게 바빠보였다.
고단한 하루의 마감을 위해 각자 시간을 보내던 우리는 정말이지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
"이게 갑자기 무슨 일이야? 밤 되니까 낮보다 더 바빠졌는데? 저 썰매들은 다 뭐람?"
"니가 모르는데 아는 사람이 있겠냐?"
우리는 세상물정 모르는 멍청이들처럼 바깥 구경을 시끄러운 소음을 밤새 참아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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