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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은 밤새 계속되었고 아침 동이 터 오자 그 많던 썰매들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모르게 순식간에 사라졌다. 결국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한 우리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서둘러 출발하기위해 일찍 식당으로 내려왔다.
"벌써 출발하시게요? 아침은 뭘로 하시겠습니까? 오늘 자고새를 좋은것으로 들여왔는데, 포도를 넣은 자고새 찜 어떻습까? 풍미가 정말 좋습니다."
어차피 주인인 존의 특선요리가 아니면 아침에 먹을수 있는것은 이끼가 들어간 이것저것 제철 스튜밖에 없없기 때문에 존의 권유를 바로 받아들였다. 주방 밖까지 나와 친절하게 환대하는 모습에 여기저기 띄엄띠엄 채워져 있던 손님들이 잠시 우리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보긴 했지만 그뿐이었다. 며칠 밤을 새운듯 눈밑이 찍어낸듯이 다크서클로 거뭇하던 다른 손님들은 이내 흥미를 잃었는지 앞에 놓인 음식에 집중했다.
꼭 마감을 코 앞에 두고 있는 직장인 모습이라 동화마을도 별수 없구나 하는 안타까움이 들었다.
자고새 찜은 보들거리는 살과 생 포도를 직접 넣은 걸쭉한 국물에 꼬냑을 넣었는지 촉감과 냄새가 향기로운 기분좋은 음식이었다. 범상강과 초금대가 눈도 제대로 뜨지 않고 잘 먹는 것을 보니 맛있는것 같았다.
"우리는 북극곰 영토로 바로 출발할 계획인데 그쪽으로 떠나는 썰매는 어디에서 알아봐야 할까요? "
식사를 먼저 마친 초금대가 단정한 얼굴로 한가해 보이는 직원에게 질문하자 당황스러운 답변이 돌아왔다.
"며칠전부터 홀리데이시즌이 시작되어서 여객썰매는 이용이 안돼요. 아무리 빨라도 두달은 지나야 다시 사용할 수 있을거예요."
"예? 그럼 [반딱이는 오로라 무지개 다리로]라도 갈수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거기에서도 썰매 이용이 가능하다고 들었는데?"
"거기도 지금은 썰매 이용이 안 될거예요. 그리고 거기는 여기보다 북극곰 영역이 더 멀답니다. 절반은 넘게 가까이 온거예요."
"!......"
"그럼 그곳으로 가는 다른 방법은 어떻게...?"
"육로로 가는 방법이 있는데 그렇게 가면 1년도 더 걸릴텐데요? 두달.기다렸다가 썰매타고 가세요. 기다려도 제일 빠르니까."
직원의 대답에 할말을 잃은 사이, 디저트를 가지고 나오던 존이 당황하며 물었다.
"무지개 다리에서도 썰매 이용이 안된다 말이야?"
"거기는 한달 정도만 여객썰매 이용 금지기간인걸로 아는데, 이 손님들 자작나무 숲 게이트 통해서 다시 돌아가면 3달은 걸리지 않을까요? 무지기 다리마을 입구로 가는데?"
직원은 귀찮다는 듯이 폭탄을 날리고 다른 손님의 주문을 받고 사라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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